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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가졌으면 하는 것들

내 아이가 가졌으면 하는 것들 [1] 기개(氣槪)

아이를 가지게 되고나서는 가끔씩 이 아이가 크면 어떤 모습일까? 라는 생각에 흐뭇해 지곤 합니다.   기업가도 있었고, 선생님, 의사까지 다양한 상상이 들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직업을 선택해 줄수는 없겠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아이가 어떤 기질을 어떤 성격을 가진 아이가 되면 좋을까?  이런 질문이 오히려 본질에 접근하는 좋은 질문이었던것 같습니다.


처음에 우리 아이가 가졌으면 하는 것들에 여러가지들이 떠올랐습니다.  집중력도 있었고, 사회성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우연히 동영상을 하나 보았는데, 그 영상을 보고나서 내 아이가 가졌으면 하는 것들 중 1순위는 바로 '기개(氣槪)'가 되었습니다.


- 기개(氣槪):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힘, 인생을 마라톤처럼 살게 해주는 힘


'기개'라는 키워드는 사실 아래의 Angela Lee Duckworth의 아이디어에서 얻었습니다.  사실 이 분이 제시한 단어는 'Grit'이라는 단어인데요.  이는 한국어로 '투지', '기개'를 일컫습니다.  스포츠 선수에게 투지는 필수입니다.  영화 '300'에서도 300명의 스파트타 군의 투지는 백만의 페르시아 군대에 맞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투지를 보여주었었죠.  여기서의 '기개'는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힘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가려면, 강력한 동기와 끊임없이 달릴 수 있는 '자가 엔진'이 필요한데, 이것을 바로 '기개'라고 표현합니다.  Angela는 인생을 단거리 선수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 마라톤처럼 살게 하는 힘을 '기개'라고 표현했네요.  


 Angela에 따르면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성공한 사람들을 연구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성공의 요소에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공통적인 특징은 바로 '기개' 였다는 것입니다.  IQ가 똑똑함의 정도를 나타내기는 하지만, IQ가 높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엉덩이가 무거운 친구들이 더 공부를 잘 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공부를 잘하는 것이 꼭 사회생활을 잘한다거나 사회에서의 성공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기개를 키울 수 있느냐? 하는 물음에 Angela는 스탠포드 드웩(Dweck) 심리학 교수의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제시하였습니다.  성장 마인드셋이란 간단히 아이가 스스로 노력에 의해서 내 능력이 바뀌고 성장할 수 있음을 믿고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로서 어떻게 아이가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는지 알수 있고, 어떻게 이 아이가 '성장 마인드셋'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요?


-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 내 능력이 바뀌고 성장할 수 있음을 믿고 행동하는 것


저는 예전에 보았던 EBS의 한 다큐 프로그램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EBS 다큐프라임 퍼펙트 베이비 2부 감정조절능력의 초반 5분의 실험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아이는 힘든 퍼즐에 도전하는 것을 선택해서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줄 알고, 어떤 아이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정도의 퍼즐을 골라 성취감을 느낍니다.  누가 더 도전의 과정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일까요?  누가 더 성장 마인드셋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또한, 미래의 이익이 현재의 이익보다 클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미래의 성취를 위해 현재 힘들고 어려워도 밀고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실험중에 '마쉬멜로 실험'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사탕으로 실험을 진행했네요.  아이에게 혼자만 있는 공간에 사탕하나를 놓아둔 후 10분 동안 안 먹고 기다리면 사탕 하나를 더해서 총 두개를 보상으로 주겠다고 했을때 아이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당연히 누군가는 기다리지 못하고 눈앞의 사탕을 먹고, 어떤 아이들은 딴짓을 하며 꾹 참으면서 사탕 2개를 보상으로 받습니다.  실제 실험 후 추적 연구 결과 미래의 보상을 기다릴 줄 아는 (당장 먹고싶은 욕구를 자제할 줄 아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큰 성공을 이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게 해줄 수 있을까요?  가장 기본적인 것은 본인의 호기심을 스스로 충족시키고 욕구를 마음대로 해소하도록 자유롭게 두는것이 그 첫걸음 입니다.   아이 스스로 내가 하고 싶은것이 있다면 마음대로 할 수 있구나!  또한 아이가 어려운 일에 도전할때 부모의 도움을 받아서 성취할 수 있구나! 라는 감정을 영유아기 때부터 심어주는 것입니다.  부모 스스로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 세돌 이전에 특히, 생후 6~18개월 한창 호기심이 왕성할 때, 혹시 아이가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하고, 아이가 무엇을 할지 부모가 정해 주진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합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이가 가지고 놀 물건을 쥐어주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선택 사항을 주고 아이가 선택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수유를 하는게 아니라, 아이가 배고프다고 칭얼댈때 바로 수유를 해주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배고프다고 칭얼댐을 넘어서 고래고래 울때까지 수유를 안하면 안됩니다. 오히려 불안정애착이 형성되는 지름길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잘 파악해서 필요한 욕구가 바로바로 해결될 수 있게 도와주고, 아이는 부모의 보호아래 스스로 마음대로 이것저것 가지고 만지고 물어뜯으면서 호기심을 충족해야 성장 마인드셋과 같은 성격이 은연중에 형성되는 것입니다. 


첫돌이 지나 걷기 시작하면 탐색하는 영역도 넓어지는데 이때도 맘껏 뛰어놀고 놀이터에서 넘어지면서 놀이기구를 타고, 책을 보든 놀이를 하든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침을 질질흘리며 놀이에 빠져 열정적인 시간을 보내도록 내버려 두는게 바로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게 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배움의 과정에서 결과보다는 과정에 칭찬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 하나는 부모도 기개가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5살이 지나 사회성이 발달할때, 부모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인생의 궁극적 목표를 향해서 책을 읽고, 공부하고, 노력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기개' 그리고 '성장 마인드셋'을 지니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항상 부모 스스로가 인생을 마라톤처럼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하며,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교육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래의 영상은 약 6분 정도이니 시간 되시는 분들은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