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런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아이가 침을 흘릴 정도로 무언가에 집중하면 나중에 똑똑하게 자란다는 얘기요. 저도 그냥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들은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면 이 얘기는 근거가 있을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생후 얼마되지 않은 아이들은 호기심이 왕성하지만 집중력은 없는 편이죠. 그래서 어떤 놀이 또는 호기심이 발동한 어떤 물건에 10~15분동안 침을 질질흘릴정도로 집중해서 보고 있어도 집중력이 좋다고들 얘기합니다.
어린 시절, 학창 시절이나 그 이후 성인이 되어서도 집중력은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주변에서 성공하시는 분들 보면 거의 하루 종일, 일년 365일 집중력을 잃지 않으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이분들은 한가지만 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취미로 무언가를 하시더라도 집중력있게 하시더라고요.
- 집중력: 새로운 것을 학습하기 위해서 두뇌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이기고 견뎌내는 힘
- 몰입: 하나의 문제나 주제에 오래 깊게 집중하게된 나머지 그 문제에 대한 해답 또는 힌트를 꿈과 같은 무의식 중에 떠오르게 되는 현상
또한, 성인이 되면 직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연구개발직이나 컨설팅 등 지식산업 종사자 들의 경우 엄청난 형태의 집중력이 요구 되는데,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이를 '몰입(flow)'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몰입은 하나의 문제나 주제에 오래 깊게 집중하게 된 나머지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 또는 아이디어가 꿈과 같은 무의식 중에도 떠오르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유명한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처럼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몰입'은 학문적 깊이를 더하고 성취감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꼽힙니다.
최소한 내 아이는 주의력 결핍증에 걸린 산만한 아이보다는 책을 읽던, 놀이를 하던, 집중력이 좋은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본인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때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집중과 중독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아이가 만화책을 보거나 게임을 몇 시간씩 한다고 해서 집중력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집중은 새로운 것을 학습하기 위해서 두뇌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이기고 견뎌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서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더이상 참고 견디는게 아니라 즐기게 되는 것이죠. 이에 비해서 이미 알고 있거나 이해가 필요없는 경우는 의식적인 노력없이 두뇌에서 자동으로 처리가 됩니다. 만화의 경우 대부분 흥미 위주여서 읽으면 거의 바로 이해되기 때문에 두뇌를 사용할 필요가 없이 편하게 시간을 계속 흘려 보내게 도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이해하고 기억하는 과정은 정신적 에너지가 소비되며, 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바로 집중력이라 부르는 것이지요.
결국 집중력이 좋아지려면 힘들고 어렵지만 그 뒤에오는 성취감으로 인해서 배우는 재미를 느껴야 합니다. 그리고 성취감 없이 흥미위주이며, 두뇌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디지털 기기, 멀티미디어 기기를 멀리해야 합니다. TV를 치워버려야 합니다. 정말 디지털 기기가 필요할때는, 사용하더라도 목적을 분명히 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연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에 따르면 몸의 성장에 비해 사회성과 정서가 부족한 아이들을 '가짜 성숙'이라고 진단했는데, 가장 큰 요인으로 디지털 기기에 대한 중독성을 꼽았습니다.
친구들과 뛰어놀며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기르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감정 제어를 배워야 하는데, 이런 기회를 디지털 기기가 빼앗게 되면서 '가짜 성숙' 현상이 나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디지털 기기에 중독이 되면 4세에는 창의력 및 사고력에 제한이 오게 되고, 7세가 되면 집중력이 퇴화하며, 9세가 되면 독서를 하더라도 머릿속으로 해석하고 정리하는 추상적 사고를 못하게 된다고 하니 정말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이른 노출이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이 집중력을 키워 줄 수 있을까요?
가장 좋은 것은 아이가 만 세살이 되기 전까지는 아이가 스스로 놀거리를 선택해서 질릴때까지 놀도록 그냥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가 놀거리를 정해 주는 게 아닙니다. 아이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호기심이 발동하는게 있으면 가서 만지고 물고 뜯을텐데, 이럴 때 위험하다고 또는 더럽다고 뺏고, 부모가 다른 것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아이가 한번 집었으면 싫증날때까지 물고 뜯고 던지고 놀도록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이렇게 뺏기지 않는 경험을 주려면, 어떤 물건이든 위험한것이든 더러운 것이든 뺏을 여지가 있는 물건은 아이 손에 닿도록 두지 않는것이 중요합니다. 정 어렵다면 부모는 이것저것 선택권을 보여주고 선택은 직접 아이의 손으로 하도록 두는 것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사실 집에 살림살이가 넘쳐나는데 모든 것을 제어할 수는 없습니다. 그나마 첫돌까지는 운동범위가 넓지 않아서 관리가 용이하지만, 걷기 시작하면 정말 정신없습니다. 음식도 자기 손으로 먹고 싶어하고, 어른이 하는 것은 다 따라하려고 하는데, 이 때도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애 키우면서 정말 도를 닦는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만큼 참고 또 참습니다. 어지러운 것들을 치울려면 부모가 고생이죠. 하지만, 아이가 맘껏 어지르면서 놀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치우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다면 오히려 안 치우는 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부모가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됩니다. 저도 몇 번 그런적이 있고, 화를 내고 나서는 술마신 다음날 처럼 바로 후회했습니다. 아이에게 많이 미안했고, 사과까지 하였습니다. 차라리 그냥 칼이나 뾰족한 것들 치우고, 가구 모서리, 문의 힌지, 서랍 등을 좀 안전하게 만들어 놓고, 집안 물건들 맘껏 망가뜨리고 돌아다니게 냅두었습니다. 언제 한번은 세면대에서 물을 틀어놓고 안나오려고 해서 그냥 두었습니다. 수도세는 많이 나왔겠지만, 그리고 물도 낭비했겠지만, 우리 아이는 세면대 위해서 30분 정도는 꼼짝않고 놀았습니다.
이렇게 지나다 보니, 18개월정도 지나니까 강한 집중력을 보이는 몇 가지 행동들이 나타납니다. 우리 아이같은 경우는 책보기(물론 글자를 읽는 것은 아닙니다.), 레고, 똑딱이 단추 가지고 놀기 그리고 몇가지 장난감의 경우, 한번 가지고 놀기 시작하면 거의 30분 정도를 혼자 놀게 되더군요. 앞으로도 만 세살이 될때까지는 가르치기 보다는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욕구 충족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합니다. 또한, 산, 들, 바다, 도서관, 박물관, 놀이터 주위의 모든 것이서 배우며,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재미를 느낄 수있도록 해야합니다. 개미를 잡고, 꽃을 보고 나무를 만질수 있으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집에서 무심코 TV를 켠다거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거나 게임을 해서는 더더욱 안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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